AI 기술이 빚어내는 직업 속 양극화
내가 일하는 사무실, 내 자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넷이 모여있는 곳이다. 나는 밖이 잘 보이지 않는 창가 자리인데 내 옆 복도 쪽으로 동료 두 명의 자리가 잇달이 있다. 어느 아침 두 동료는 Gen AI 서비스 활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ChatGPT와 화면을 공유하며 대화식으로 레거시 코드를 이해하고 수정할 수 있는가, 그리곤 실제 스크린샷을 찍어 GPT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얼추 의미있는 답변을 한다. 하지만 ChatGPT Plus를 사용할지 비용적인 고민을 나누는데.. 가운데 동료가 이야기 했다. “요즘 자신의 주력 코드 편집기는 Cursor 인데 다양한 벤더의 LLM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비용은 한달에 2만 5천원 정도 나가는데 더 비싸지면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 역시 이젠 Github Copilot 그리고 ChatGPT의 도움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일한다. 문법을 물어보거나 간단한 보일러플레이트 작성을 요청하거나 아예 추상적으로 문제를 기술하고 해결 방법을 조언 받기도 한다. 얼마전에 봤던 기사^1가 있는데 그 내용에서도 이제 Gen AI 코딩 도구는 성숙했고 많은 개발자들이 그로부터 생산성 향상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동료의 이야기에서 문득 AI가 빚어내는 직업 내 양극화를 생각했다.
어떤 엔지니어는 AI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적은 시간으로 많은 산출물을 만들어낸다. 혹은 더 능숙하게 문제를 찾고 더 나은 퀄리티의 코드를 만든다. 하지만 어떤 엔지니어는 AI 도구를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방식만 따른다. 여기서 격차가 발생한다. 지금은 그저 능숙함이 둘을 가르는 기준이었지만 AI 접근성에 대한 다른 제약이 들어가면? 이를테면 나의 동료가 걱정했듯이 AI 코딩 지원도구의 구독료가 비싸 선뜻 사용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때 AI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그만한 재력이 있는) 엔지니어는 그 기술을 사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더 나은 학습을 한다. 이는 엔지니어의 기술적 우위를 만들고 더 나은 보수를 받게 한다. 반면 AI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엔지니어는 단위 시간 동안 더 적은 생산을 하고 더 낮은 평가를 받는다. 한쪽은 양 Positive 의 피드백 사이클로 향하고 다른 쪽은 음의 방향으로 향한다.
이는 비단 엔지니어의 상황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AI Assistant의 능력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있을 것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격차는 발생할 것이다.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이 그러했듯 스마트폰이 그러했듯 ChatGPT 같은 기술 또한 일상의 일부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ChatGPT Plus처럼 더 강력한 능력을 가진 AI를 제공하는 차별화는 있을 것이니.. 지금부터 AI 기술을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고 활용 능력을 기르는 것이 뒤처지지 않는 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