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ckworkPi DevTerm 조립하기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ClockworkPi 라는 회사에서 팔고 있는 DevTerm이란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제품에 대해 설명하자면, Raspberry Pi 같은 싱글보드 컴퓨터의 주변기기라고 볼 수 있는데 코어로 사용하는 싱글보드 컴퓨터를 꽂을 수 있는 메인보드와 트랙볼 내장 키보드, 파워 모듈 (배터리 충전), 디스플레이 등의 조합입니다. 라즈베리파이 보드만 있다면 그걸 사용하기 위한 준비를 사용자가 직접 하나씩 해야하는데 이 제품은 그걸 완제품의 형태로 편리하게 제공합니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 그냥 여기까지의 설명만으로는 구입할 생각을 못했을텐데 두가지 특징이 제품 구입으로 이끌었습니다. 첫번째는 외관입니다. 과학소설과 사이버펑크 장르를 종아하여 그런 소설에 등장하는 “사이버덱”이라는 레트로 느낌의 컴퓨팅 장치들이 멋져보였는데 그걸 직접 만들기는 수고롭습니다. 여러 부품들은 3D 프린팅 해야하고 주변 기기들도 마련해야하니까요. 마침 DevTerm은 레트로 컴퓨터의 디자인을 가져와 만들었습니다. 두번째는 코어의 종류입니다. RISC-V 라는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자주 들어왔는데 DevTerm에 들어가는 코어 중 Allwinner D1 이라는 RISC-V 아키텍처의 보드가 있습니다. RISC-V 개발보드는 보통 더 비싸기 떄문에 취미 수준으로 경험해보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때도 Pre-order 였기 때문에 몇달 기다려서 받았는데 사실 바로 사용하진 못했습니다. 제품을 받아볼 당시엔 아기가 어려 손이 많이 갔을 때였고 개인 시간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아, 빼먹었는데 ClockworkPi에서 내놓는 제품들은 조립된 완제품이 아니라 손수 조립해야하는 제품입니다. 이렇게 배송 받고 다음을 기약하며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구석진 곳에 두었습니다. 그러다 요새 조립을 한건데 회사에서 쓸 일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금 회사의 제품엔 NFT 구매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제나 저제나 첫번째 고객이 우리 제품을 통해 NFT를 구매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NFT 구매가 일어날 때 제 아이맥 컴퓨터에서 팡파르가 울리도록 간단한 쉘스크립트를 작성해두었습니다. 일단 이 기능을 DevTerm으로 옮길 생각이었고 두번째로 DevTerm엔 열전사 프린터가 달려있습니다. 예전 회사에서 열전사프린터와 그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API 서버를 만들어두어 재밌게 사용했던 일이 있어 이번에도 API 서버를 띄워 프린터 기능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며칠 전 아기가 낮잠 자는 사이에 서둘러 조립을 했고 30분 걸려 다 조립했습니다. ClockworkPi에서 선전하듯이 조립과정은 아주 쉽고 수월했습니다. 회사에 두고 위에서 언급한 기능들을 구현해두었습니다. 하나 단점은 열전사프린터의 프린팅 속도가 느려 이미지 출력은 한참 걸린다는 것입니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정말 레트로한 느낌으로 “느리고” “시끄럽게” 프린팅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Python textual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Terminal UI 프로그램을 만드는 겁니다. “언베일드 터미널”이라고 이름 붙일 그 프로그램은 마치 “블룸버그 터미널”처럼 우리 제품의 정보를 보여주고 출력합니다. 에를 들어 키워드 검색으로 NFT 컬렉션을 찾을 수 있고 해당 컬렉션의 매물 목록을 출력하거나 컬렉션의 수치 정보를 출력할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