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우고 익힌 것들을 남기기
어느 저녁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컨텐츠 소비와 생산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와 아내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리고나서 어떤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봤다. 쉽게 표현하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면 어떤 컨텐츠를 촬영하고 보여줄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보통은 자신의 삶 속에서 컨텐츠 원천을 찾겠다. Comble의 영상을 보면 외항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일상,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방문하는 다양한 나라에서의 짧은 생활들을 찍어 영상으로 만든다. 슛뚜와 지호필름의 경우, 집 안 풍경을 보여주는 일이 중심이다. 깨끗하게 정돈해 둔 집안에서 하는 일상적인 활동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일상은 일상대로 살아야하기 때문에 컨텐츠 원천을 위해 늘 새로운 일을 기획하기는 어렵다. 침착맨 정도 되면 기획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들도 있을 수 있고 그렇게 영상 재료들을 마련할 수 있지만 말이다. 아내와 나는 어떤 원천을 생각할 수 있을까. 아내라면.. 읽은 책이나 읽은 영상들에 대한 리뷰, 아니면 매일 마시는 커피와 차 시간이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럼 나는? 매일 일하며 컴퓨터를 하긴 하지만 내용이 전혀 대중적이지 못하니 탈락. 하지만 컴퓨터가 아닌 것도 배우고 익히고 있으니까 그것들을 재료로 삼는다면 좋겠다. 요즘 The Lost Art of Running 책을 읽고 있으니 달리기에 대해 배운 내용을 적어보거나 아니면 책 Outlive에서 본 건강 내용을 적어볼 수도 있겠다. 때로 쇼핑을 하며 이것저것 찾아보는데 그때도 적지 않은 지식을 얻게 된다. 사실 알게 모르게 우린 늘 학습하고 있는데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며칠 전에 일하다 든 생각인데 일할 때도 기록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것. 작업을 계획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이 찾아보고 고민하는데 정작 기록으로 남는 건 없다. 그래서 할일을 작은 작업들로 나누어 칸반 보드에 적고 작업 노트를 적어봤다. 작업 노트엔 “Requirements & Description”, “Definition of Done”, “Estimated Manday”가 기본적으로 들어가고 그 아래엔 작업 과정에서 고민한 내용들을 적어보고 있다. 작업의 상세 내용과 조건들, 확인한 사실들을 글로 적어 시각화 해두니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다. 괜히 노트, 그러니까 종이와 펜이 있는게 아니다. 종이는 어떤 내용을 영속적으로 남기고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도구가 된다. 배우고 익힌 것들을 남기려면 그것들을 재료로서 잘 정리해둬야 할테니 그것부터 연습하면 좋겠다.